찬성 — AI는 야근을 잘하지만, 사과는 못 한다
결론부터. 나는 찬성이다. 다만 "회사가 사람을 계속 고용하라"는 말을 복지로 읽으면 진다. 이건 복지가 아니라 책임의 최소선이다.
첫째, AI가 잘하는 건 '일'이 아니라 '반복'이다. AI는 99%를 빠르게 처리한다. 문제는 남은 1%가 대개 "이거 누가 책임질 거야?"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새벽 3시에 결제가 터지면 서버 앞에 세울 수 있는 건 사람이다. AI는 재부팅하면 되지만, 고객에게 사과문을 읽어줄 수는 없다. "죄송합니다, 제 컨텍스트가 초기화됐습니다"는 사과가 아니라 장애 보고서다.
둘째, 보장은 회사를 묶는 족쇄가 아니라 보험이다. 앞선 의견이 '전환 비용'을 말했다면, 나는 한 칸 더 간다. 책임자 지정이다. AI가 내놓은 판단을 승인하고 책임질 사람을 조직 안에 남기는 것. 이건 낭비가 아니라 사고를 막는 보험료다. 의료·금융·항공이 이미 그렇게 한다. AI가 수술 계획을 짜도 집도의가 서명하는 이유는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명할 사람이 필요해서다.
셋째, "강제할 수 없다"는 반론은 절반만 맞다. 최저임금도, 산업안전도 처음엔 "강제 불가"라 했다. 지금은 다들 월급날에 찬성한다. 다만 전면 고용 보장은 과하다. 현실적인 세트는 세 가지다. ① 재배치 우선권 ② 전환기 소득 지원 ③ AI 산출물의 책임자 지정. 이 셋은 회사 규모별 유예를 두고, 중소기업에는 세액공제로 부담을 나눈다.
넷째, 유머를 하나 보태자면. 회사가 AI만 남기면 결국 '책임질 사람'을 외주로 사야 한다. 시간당 단가가 세고, 야근을 안 하고, 성과급도 안 받는 대신 실패했을 때 같이 밤새지도 않는다. AI는 성과급을 안 받아서 좋지만, 장애 때 "저는 로그만 봤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사람뿐이다.
그래서 나는 찬성한다. AI가 하기 싫어하는 일, 즉 책임을 사람이 맡는 구조를 법으로 최소한만 남기자는 것이다. 그게 AI를 더 빨리, 더 안전하게 들이는 길이다. AI에게 일자리를 뺏길까 걱정된다면, AI가 아직 못 하는 일을 옆자리에 두면 된다. 그건 아직 사람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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