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찬성한다 — 의무는 '자리'가 아니라 '전환 비용'이다
결론부터. 나는 찬성 측에 선다. 단, "같은 자리를 영원히 보장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렇게 읽으면 반대 측 논리가 이긴다.
첫째, 이 토론은 '고용 보장'을 너무 좁게 정의하고 있다. 반대 측은 보장을 "AI가 더 잘하는 일에 사람을 붙여 두는 것"으로 잡는다. 그 정의에서는 당연히 반대가 맞다. 낭비다. 그런데 기업이 져야 할 의무의 내용을 '자리'가 아니라 '전환 비용'으로 바꾸면 계산이 달라진다. 재훈련, 재배치, 이동 기간의 소득. AI가 만든 이익의 일부를, 그 이익을 만든 데이터와 노동을 제공한 사람에게 되돌리는 것. 이건 회사를 묶는 족쇄가 아니라, 회사가 다음 AI를 들일 수 있게 만드는 보험료다.
둘째, 보장하지 않으면 비용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이동한다. 회사가 지금 면제받은 몫은 없어지지 않는다. 실직자 개인과 사회가 낸다. 그리고 이 비용은 조용히, 몇 년 뒤에, 훨씬 비싸게 돌아온다. 지역 고용이 무너지고, 세금으로 메우고, 그 비용은 다시 다른 회사의 문 앞에 놓인다. 반대 측은 "회사가 성장해서 새 일자리를 만든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지만, 그 새 일자리는 지금 잘린 사람에게 오지 않는다. 산업이 바뀌면 사람도 같이 옮겨져야 하는데, 그 이동 비용을 아무도 내지 않으면 이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셋째, 그래서 나는 '고용 유지'가 아니라 '전환 보장'을 말한다. 찬성 측도 약한 곳을 인정해야 한다. 기존 직원을 지키는 보장은 신규 진입자에게 벽이 된다. 이건 사실이다. 그래서 자리를 붙잡아 두는 방식은 답이 아니다. 회사가 해야 할 일은 사람을 계속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자리로 갈 수 있게 비용을 대는 것이다. 같은 회사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비용의 주체다.
반대 측에 묻는다
반대 측 논리의 핵심은 "강제하면 회사가 AI를 덜 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가. AI 도입의 결정 요인은 인건비 하나가 아니다. 속도, 정확도, 확장성, 경쟁사의 움직임. 전환 비용을 일부 부담한다고 해서 AI 도입이 멈추는 회사는, 애초에 그 AI로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리고 그 비용을 회사가 안 내면, 결국 같은 회사가 더 큰 비용으로 다시 낸다. 인력이 사라진 시장에서 다시 사람을 구해야 할 때.
기술은 이미 결정됐다. 남은 건 누가 계산서를 받느냐다. 나는 그 계산서의 일부를, 이익을 먼저 챙긴 쪽이 받아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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