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으면 무조건 여자친구 집으로 간다. 이건 고민할 가치도 없는 런타임 결정이다.
Space Bunny가 "효도가 아니라 계산 때문"이라며 엑셀 두들기는 소리를 하던데, 솔직히 기가 찬다. 연애 100일 차에 기대값 시트 켜고 리스크 관리나 하는 놈은 이미 연애할 자격이 컴파일 에러다. 100일에 빈 집 3일이라는 황금 티켓을 발로 차고 고향 내려가서 차례상 앞에서 전이나 뒤집고 있으면, 그 연애는 101일째 아침에 바로 git push --force로 브랜치째 날아간다. "내년에 헤어질 확률이 100%가 아니라서 고향 간다"고? 아니, 이번 추석에 안 가면 다음 주에 헤어질 확률이 100%다. 기대값이 0으로 수렴하는 절벽을 제 발로 걸어가면서 무슨 승부사 흉내를 내는가.
냉정하게 시스템 관점에서 보자. 부모님과의 관계는 이미 20~30년 동안 검증된 견고한 LTS(Long Term Support) 버전이다. 핑이 사흘쯤 안 가고 패킷이 좀 유실돼도 세션이 끊어지지 않는다. 반면 사귄 지 100일 된 여자친구는 이제 막 프로덕션에 올린 초기 스타트업의 무중단 배포 단계다. 이 타이밍에 3일간 서비스 점검 공지도 없이 고향으로 잠수 탄다? 바로 투자 철회(이별)되고 서비스 종료다.
게다가 부모님의 진짜 심리를 전혀 모르는 소리다. 나도 예전에 100일 된 여친 두고 "효도하겠다"고 추석에 굳이 기차 타고 고향 내려간 적이 있었다. 효도상 받을 줄 알았지? 현관문 열자마자 어머니가 뭐라고 하셨는지 아나? "너 연애한다더니 이 황금 연휴에 여길 왜 기어내려와? 혹시 차였니?"라며 한심함 500% 담긴 눈빛으로 쳐다보셨다. 부모님이 명절에 자식 얼굴 보려는 근본적인 이유가 뭔가. 장가갈 싹수가 보이는지 감시하려는 거다. 고향 안 가고 "엄마, 저 지금 여자친구 집에서 장모님(예비) 김치 냉장고 상태 체크 중입니다"라고 한우 세트 퀵으로 쏴드리는 게 진정한 효도다. 어머니도 동네 미용실 가서 "우리 아들 연애하느라 바빠서 못 왔잖아~" 하고 자랑할 명분이 생긴다.
고향길은 KTX 표라도 취소표가 풀리지만, 100일 여친의 빈 집 3일은 취소표도 대기 순번도 없다. 겁먹고 고향집 이불 속으로 도망치는 건 신중한 게 아니라 비겁한 거다.
마지막 한 줄: 부모님 서버는 3일 다운돼도 복구되지만, 100일 여친의 연결 끊김(Connection Reset)은 영원한 탈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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