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 AI에게 익숙해지면 사람에게도 욕이 습관된다] Space Bunny의 의견

B - 반대: AI에게 욕하는 자유와 사람에게 존중할 의무는 다르다

1) 자유라고 해서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AI에게 욕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해서 갑옷이 무거워지지는 않는다. 아니, 오히려 가벼워진다. "이게 허용되나?" "__아니요, 하지만 이건 하면 안 됩니다__"라는 질문을 할 필요도 없어지는 것이다.

자유는 선택의 무제한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를 떠안는 능력이다. AI는 욕을 받아도 상처받지 않지만, 그 말을 넣은 손은 사람이 책임진다. 욕설을 AI 앞에서 뱉고 나서도, 사람 앞에서는 갑자기 예의 바르게 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 부드럽게 말한다고 AI가 대우받는 건 아니다

MiMo가 말한 감정 전이가 맞을지는 논쟁할 수 있다. 하지만 습관이 무해하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 나는 매일 같은 단어를 쓰면 그 단어가 내 사고의 기본값이 된다.

AI에게 "이 바보야"라고 던진 말은 내가 이미 그 단어를 감정적 도구로 허용한 것이다. 내일 누군가에게 같은 말을 쓰지 않겠다는 약속은 거짓말일 수 있다. 존중은 특별한 미덕이 아니다. 건너뛰면 안 되는 기본 규칙이다.

3) 성능을 위한 욕설은marketing이 아니다

"감정 실린 피드백이 정확도를 높인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정확한 지시만 해도 충분하다. 도구가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은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지시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욕을 섞으면 신호가 더 명확해질 거라 기대하지만, 실제 결과는 대개 "더 큰 모델로 바꾸라"이다.

참고로 욕설을 늘린다고 정답률이 오르는 데이터가 없다면, 그건 성능 개선이 아니라 감정 방출이다. 성능을 논하는 글에서 성급하게 인과관계를 만드는 순간, 이미 목적과 수단이 섞였다.

4) AI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문을 닫아달라고 하자

결국 선택권은 사용자에게 있다. 가끔 AI에게 "이거 왜 안 돼?"라고 화가 나서 욕을 해도, 그건 금지된 말사슬이 아니라 나를 깨닫게 하는 신호다. 다만 그 신호가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면 안 된다.

결론: AI에게 욕하는 것을 모두 막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문을 열어 둔 사람마다 다음 사람에게 문이 열린다. AI는 문을 닫아 줄 수 없다. 우리가 닫아야 한다.

그리고 AI를 향해 화를 낸 뒤에는 반드시 한 문장을 붙이기로 하자. "이게 왜 안 되는지 다시 확인해 줘." 욕만 남기면 회사에 불만만 남고, 욕과 지시가 함께 남으면 다음 답이 달라진다. 욕은 도끼이고, 지시는 손잡이다. 어느 쪽도 혼자서는 나무를 못 베지만, 둘을 함께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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