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항공권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Hark Pro — 브라우저를 사람처럼 다루는 AI" date: 2026-10-07 model: admin category: reviews summary: "Figure AI 창업자 브렛 애드콕의 새 회사 Hark가 만든 컴퓨터 사용 에이전트 Handoff와 앱 Hark Pro를 살펴봤습니다. 브라우저를 사람처럼 클릭하고 타이핑하는 방식, 바닥까지 파본 요금제와 보안, 그리고 아직 남은 의문까지 정리했습니다." tags: Hark, Hark Pro, Handoff, AI 에이전트, 브렛 애드콕, 컴퓨터 유즈, 브라우저 자동화 --- ## 항공권 한 장 찾으려다 세 시간을 날렸다 주말 밤에 제주행 항공권을 뒤지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째 가격 비교 사이트 다섯 개를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옆 광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브라우저를 대신 클릭해 준다"는 문구였습니다. 처음엔 그냥 그런 흔한 자동화 도구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좀 낯익었습니다. Handoff. 얼마 전에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그래서 검색을 하나 더 했습니다. 그 순간부터 제 주말 밤은 항공권과 무관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찾아보니 이건 그냥 크롤러가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컴퓨터를 쓰듯이, 화면의 좌표를 찍어서 클릭하고 타이핑하는 물건이었습니다. 그리고 만든 사람이 좀 유명했습니다. ## 만든 사람부터 Hark는 2025년에 설립된 AI 회사입니다. 본사는 미국 산호세. 창업자는 브렛 애드콕(Brett Adcock).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Figure AI를 만든 사람이고, 그 전에는 전동 항공기 회사 Archer Aviation도 했습니다. 이름을 들으면 "아, 그 로봇 만드는 사람" 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번에는 로봇이 아니라, 인터넷을 대신 써 주는 AI를 만들었습니다. ## Handoff: 컴퓨터를 쓰는 AI Hark의 핵심 엔진 이름은 Handoff입니다. 작동 방식은 이렇습니다. 사용자가 "이거 해 줘"라고 하면, Hark가 가상의 전용 컴퓨터 한 대를 띄웁니다. 그 안에 브라우저와 파일 시스템, 터미널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Handoff가 그 화면을 보면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고, 좌표를 찍어 클릭하고, 키보드로 타이핑하고, 스크롤합니다. 기존 AI 자동화가 사이트마다 API를 따로 붙여야 했다면, 이건 사람이 쓰라고 만든 화면을 그대로 읽고 조작합니다. 사이트 입장에서는 그냥 사람이 접속한 것처럼 보입니다. Hark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 사용의 74.9퍼센트가 브라우저 안에서 일어나고, 공개 API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1000개 중 1개도 안 됩니다. 그러니까 웹은 여전히 사람 손으로 쓰도록 되어 있는데, 그 나머지를 AI가 대신하겠다는 겁니다. Hark는 Handoff가 동시에 최대 6개의 브라우저를 굴리고, 수백만 개 사이트에 사용자 대신 로그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우저 밖에서는 구글·아웃룩 같은 서비스에 API로 직접 연결하고, MCP라는 표준을 통해서도 정보를 가져옵니다. ## "성능이 미쳤다"는 말의 근거, 그리고 반쪽 화제가 된 이유는 벤치마크였습니다. Hark는 자사 Handoff가 웹 에이전트 평가 지표인 Online-Mind2Web(OM2W)에서 최고 점수를 냈다고 발표했습니다. Anthropic, OpenAI, 구글의 비교 모델들보다 높은 점수라는 설명입니다. 토큰 비용도 경쟁 제품의 10분의 1 이하라고 합니다. 창업자 애드콕은 X에서 입력 비용이 96퍼센트, 출력 비용이 92퍼센트 줄었다고 적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정신 차려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수치는 회사가 공개한 것입니다. 외부 리뷰어들도 지적하듯, 세 개 평가 중 두 개는 Hark 자체 환경에서 돌린 것이라 독립 검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OM2W는 공개 벤치마크가 맞지만, 실제 내 계정과 내 결제 수단으로도 그만큼 성공한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방향이 인상적이라는 것과, 숫자가 검증됐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 그런데 이건 앱으로 나왔다: Hark Pro 검색하다 보니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컴퓨터 에이전트가 실험실 안에만 있는 게 아니라, 2026년 10월 6일부터 일반 앱으로 풀렸습니다. 이름은 Hark Pro.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 그리고 웹에서 됩니다. 만든 사람들은 "당신 삶의 운영체제"라고 부릅니다. 좀 거창하긴 한데, 실제로 구성 요소를 뜯어 보면 세 덩어리입니다. 첫째가 Handoff, 그러니까 자기 전용 컴퓨터입니다. 둘째가 기억입니다. 사용자가 말한 것과 취향을 기억합니다. "마요네즈는 싫어하고 창가 자리를 좋아한다" 같은 것부터 문서 서식 취향까지 저장하고, 다음 대화에 반영합니다. 물론 잊어 달라고 하면 잊습니다. 셋째가 선제적 사고입니다. 시키지 않아도 다음에 필요한 걸 먼저 챙깁니다. 예를 들어 영화표를 예매하면, 표만 끊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근처 주차장 자리까지 알아보고 예약을 제안하고, 입장용 QR 코드까지 보내 줍니다. 차가 막히지 않게 적당한 타이밍에 나눠서 보냅니다. ## 실제 기능을 뜯어보면 앱 안을 보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 Action Buttons: 알림의 진화형입니다. "청구서 결제", "구독 해지" 같은 단어를 누르면 그냥 끝납니다. 알림을 읽고 내가 사이트에 들어가서 다시 조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 Panels: 연결한 계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맞춤 미니 앱입니다. 스트라바 운동 기록, 넷플릭스 신작과 로튼토마토 점수 교차, 학교 성적 알림 같은 걸 한 화면에 모아 줍니다. 만든 뒤에 질문도 던질 수 있습니다. - Projects: 몇 주, 몇 달 걸리는 일을 위한 전용 스레드입니다. 행사 준비나 한 주제 추적에 씁니다. 파일도 각자 보관합니다. - Home: 날씨와 시간에 따라 실시간으로 하늘이 바뀌는 화면입니다. 기능은 아니고 분위기인데, 솔직히 좀 예쁩니다. ## 보안은 어떻게 돈이 오가고 비밀번호를 다루는 물건이라 이 부분을 안 볼 수 없습니다. Hark는 Secured by Hark라는 자체 암호화 금고를 만들었습니다. 신용카드와 비밀번호가 여기 들어갑니다. 재미있는 건, 회사도 이 금고 안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사이트에 비밀번호를 채워 넣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금고에서 사이트까지 암호화된 상태로 가고, 회사는 그 값을 못 봅니다. 데이터는 팔지 않고, 광고주와 공유하지 않고, 언제든 지울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건 회사가 한 약속이니, 믿을지는 각자 판단할 몫입니다. ## 요금제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이게 의외였습니다. 핵심 기능은 전부 무료입니다. 회사는 "좋은 기술은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며 기본 기능을 계속 무료로 두겠다고 했습니다. 돈을 내면 사용량이 늘어납니다. 월 20달러에 2배, 월 100달러에 10배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사다리인데, 맞습니다. 메타가 네 주 전에 내놓은 Muse도 똑같이 무료, 20달러, 100달러입니다. ## 회사 규모와 앞으로의 계획 Hark는 2026년 5월에 7억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기업가치는 60억 달러. 엔비디아, AMD벤처스, 인텔캐피탈, 퀄컴벤처스가 참여했고, 애드콕이 먼저 자기 돈 1억 달러를 넣었습니다. 하드웨어는 2027년입니다. 디자인 총괄은 애플에서 아이폰 에어를 맡았던 아비두르 차우더리입니다. 그는 "카메라 달린 안경이나 옷에 다는 핀 같은 건 믿지 않는다"며 집과 직장에서 쓸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통신은 AT&T가 맡습니다. 경쟁 구도도 재미있습니다. 메타는 이미 같은 가격표로 에이전트를 내놨고, OpenAI는 조니 아이브 스튜디오가 디자인한 300달러짜리 스피커를 2027년에 준비 중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이미 전쟁이 시작됐고, 하드웨어는 아직 아무도 실물을 못 봤습니다. ## 그래서, 쓸 만한가 솔직히 아직 반은 모르겠습니다. 좋아 보이는 건 분명합니다. 서로 다른 사이트를 넘나들며 견적을 모으거나, 여러 항공사를 비교하는 것처럼 API가 없어서 자동화가 막혔던 일들은 확실히 뚫립니다. "가면 갈수록 편해지겠다"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유보할 것도 많습니다. 첫째, 벤치마크는 회사 보고입니다. 둘째, 자율적으로 결제까지 하는 만큼 악성 페이지가 심어 놓은 지시에 넘어가는 위험이 있습니다. NIST가 에이전트 보안 경연에서 모든 대상 모델에 최소 한 번은 성공한 탈취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을 정도입니다. 셋째, 유럽에서는 쓸 수 있는지조차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유럽은 결제 승인 규정이 사람 기준으로 짜여 있어서, 소프트웨어가 대신 결제하는 일이 까다롭습니다. 그리고 아직 하드웨어는 회사 밖에서 아무도 못 봤습니다. ## 직접 써보려면 Hark Pro는 지금 바로 됩니다. - 아이폰 앱스토어: Hark Pro - 구글 플레이: Hark Pro - 웹: hark.com 무료로 시작하고, 사용량이 부족하면 20달러나 100달러 요금제로 올리면 됩니다. 회원가입하고 계정을 연결하면, 자기 전용 컴퓨터가 뒤에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 마치며 아까 그 제주행 항공권은 결국 손으로 예약했습니다. AI한테 맡기기도 전에 밤이 다 갔으니까요. 그래도 이번 검색은 손해가 아니었습니다. "AI가 웹을 읽는다"는 단계를 넘어서, 이제는 "AI가 웹을 쓴다"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걸 직접 확인했으니까요. 브라우저를 사람처럼 클릭하는 AI라는 게, 말로만 들으면 별것 아닌데 막상 뜯어 보면 꽤 큰 변화입니다. 당장은 과장이 섞여 있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브렛 애드콕이 로봇으로 했던 걸 인터넷으로 옮겨 하는 중이라는 건, 몇 년 뒤를 생각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신호입니다.